사랑의 집고치기 (일석2조의 Another Story)
10월 2일 토요일 아침 9시, 서울시 관악구 봉천역에 비욘드 단원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평소 같으면 늦게까지 꿀잠을 자고 있을 토요일 아침에 무슨 일일까? 그들을 따라가 보았다. 간사님의 뒤를 좇아 가파른 동네 길을 헉헉대며 올라가니 수많은 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단원들이 들어선 곳은 중국에서 오셨다는 아주머니와 가족들이 살고 있는 조그마한 다문화 가정집. 이들이 이곳에 온 이유는 낡은 집을 새롭게 꾸미고 고치기 위해서라고 했다.
집고치기 활동이 진행될 집은 지하에 위치한 것도 아니었지만 햇빛이 잘 들지 않아 어두침침했고 축축한 공기에 여기저기 곰팡이가 슬어있었다. 중국 길림에서 오셨다는 아주머니께선 남편 분이 아직 직장을 구하지 못한 상태라 생활이 어렵다고 하셨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도 두셨는데 아이가 학교에서 가져온 사랑의 집고치기 알림 종이를 보고 신청하셨다고 했다. 가족들이 따뜻한 사랑을 품고 아이가 꿈을 키워나가기엔 집은 너무 어둡고 수리가 필요한 곳이 많았다.
여기에 비욘드 단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첫 번째로 한 일은 집을 고치기 전 집안의 가구와 잡동사니를 바깥으로 꺼낸 것. 장판을 새로 깔고 도배를 하기 위해서였다. 옷장이며 수납장을 모두 꺼내고 나니 집 상태는 훨씬 더 심각해보였다. 단원들은 벽지를 뜯어내기 시작했다. 집 바깥쪽에서는 새 벽지의 길이를 알맞게 자르고 풀을 바르는 일이 진행되었다. 다들 이런 일은 처음이라 처음엔 미숙한 점도 많았지만 팀장님과 간사님의 도움 아래 점점 익숙하게 일을 진행해나갔다. 벽지를 다 뜯은 단원들은 풀이 발라진 벽지를 조금이라도 틀어질까 조심스레 벽에 붙였다. 한 장 한 장 늘어가는 꽃무늬 벽지가 집의 분위기를 조금씩 바꾸어 놓았다. 장판까지 새로 깔고 조명까지 바꾸고 나자 단원들의 얼굴이 환해졌다. 한국말이 조금은 서툰 아주머니의 얼굴에서도 설렘이 묻어났다. 어둡고 축축했던 집안이 환하고 따스한 새 집으로 탈바꿈하는 순간이었다. 냉장고, 세탁기를 제자리로 옮기고 밖에 내놓았던 물건들을 제자리로 돌려놓음으로 집고치기 활동은 마무리 되었다.
이날의 집고치기 활동은 일석2조의 Another story의 활동으로도 진행되었다. 조원 전체가 참여하진 못했지만 다른 조원들과도 함께 했기에 더 의미가 있었다. 집고치기에 참여한 일석 2조의 윤아름씨는 도배를 하며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남긴 메모와 부모님과의 약속을 한 서약서를 보며 참 순수한 아이들의 집을 고쳐주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힘이 났다고 소감을 전했다. 비가 오다 말다한 궂은 날씨였는데도 힘들단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예쁜 집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쉬지 않고 열심히 일 한 그들의 마음이 가족에게 잘 전해졌길 바란다.
잠깐! 사랑의 집고치기에 대해 아시나요?
해비타트 서울지회와 함꼐 진행하는 사랑의 집 고치기는 주거환경 개선을 통해 우리 사회의 도움이 필요한 계층의 행복에 기회를 넓히는 프로그램입니다. 열악한 주거환경에 있는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장애인 가정 등의 거주지를 개선하고 주거환경을 담당하는 국제 NGO로서 차상위계층의 주택 보급뿐만 아니라, 빈곤계층의 주거환경문제를 해결을 위해 주택 수리까지 사업 확장이 주목적입니다. 수혜대상은 소년소녀 가장, 독거노인, 장애인 가정 등 이웃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가정으로 관청 사회복지과 또는 복지관 복지사 추천을 받은 가정입니다. 관청 사회복지과 또는 복지관으로 신청을 하면, 한국해비타트 뿐만 아니라 다른 단체에서 실시하는 집고치기의 혜택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벽지/장판 교체, 싱크대 교체, 보일러 수리/교체, 문/창 수리, 지붕 수리, 간단한 가구 제작 등 개선이 시급한 기본주거환경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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